<뮤지컬> 시카고 "가수지망생들의 삶"

2015. 1. 25. 23:27감상

진주에 있는 경남 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시카고를 보았다.




경남 문화예술회관으로 향하면서 두가지 걱정이 있었다.

하나는 이전에 경남 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백성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볼 때 경험 때문이었다.
이때 음향 시설이 부족하게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랐다.
시카고 무대에는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올라와 있었다.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는 소리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두번째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본 모든 공연에서 내가 졸았다는 사실이다.
그날마다 우연히 피곤해서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이것은 습관일 수도 있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잠이 오는 곳이다. 라는 습관.
역시나 이번에도 조금은 졸았다.

그런 졸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대사가 가끔 들리지 않는 부분이  몰입을 방해해서 그런것일까?
극에 온전히 몰입하지는 못했다.

극의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시놉시스를 보면 이렇다.

1920년대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로 만연하던 시대의 쿡카운티 교도서에는 자극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여죄수들로 가득하다.
보드빌 배우였던 벨마 켈리는 그녀의 남편과 여동생을 살인하고 교도소의 간수인 마마 모튼의 
도움으로 모든 언론의 관심을 끄는 가장 유명한 죄수
그러나 곧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 프레드 케이스리를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코러스 걸 
록시 하트가 자신의 유명세를 빼앗아가고 언변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돈을 쫓는 변호사 빌리 플린
마저 빼앗아가자 벨마는 분개한다. 혼자서는 모든걸 다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벨마는 
곧 록시를 설득할 동맹을 맺으려 시도하는데...


극의 초반에 여섯 죄수가 나와 자신의 살인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각자 저마다 살인을 저지를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니가 내처지였으면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니 우린 괜찮다는 식으로 노래를 부른다.
사실 이 장면부터 난 몰입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살인을 저지르고도 저리 당당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고 그녀들이 말하는 살인의 사유들은 사소한 이유들이었다.
짜증이나 죽였고, 의심해서 죽였고, 바람펴서 죽였다.
이런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끌어모으려 했을지 몰라도 나에겐 반대였다.
살인이 아닌 다른 일로 보았을 때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유명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런 말처럼.
다시 생각 해보면 이런 소재의 선택에는 남을 죽여야만 밟고 올라서야만
유명해질 수 있는 현실을 풍자하는 것일까?
직접적인 살인이 아닌 다른 종류의 살인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중에서도 벨마는 두명이나 살인을 하고 가장 유명한 죄수이다.
이런 유명도에는 마마 모튼의 도움이 있다. 마마에게 돈을 주고 변호사와 뉴스 기사를 산다.
마치 기획사에게 돈을 주고 유명해지려는 가수지망생같다.



여기까지 하고 록시가 나타난다.
록시는 아모스와 결혼한 사이지만 케이스리를 죽이고 감옥에 들어온다.
처음에 록시는 간절히 기도하며 이 현실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지만 
마마와 벨마의 관계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아모스에게 돈을 구하도록 하고 빌리 플린을 만난다. 록시는 빌리의 도움으로 교도소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가 된다.
록시는 자신의 잊고 있던 꿈인 무대에서 서고 싶어지게 된다.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도 한다.
하지만 록시가 교도소에서 풀려날 때는 인기를 잃고 혼자남는다.

인기를 잃었던 록시와 벨마가 함께 무대에서 서며 극은 마친다.

살인이라는 소재를 이용했지만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무대지망생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극이란 생각이다.
결국은 같은 처지가 된 둘이서 함께 무대를 서게 되며 극의 교훈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교훈이 나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노력하는 모습이 조금 더 나왔다면 교훈이 크게 부각됬을까?


마지막으로 아모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아모스는 가장 현실적인 케릭터로 보였다.
자신을 속이는 록시에게 자꾸만 속지만, 록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인 케릭터였다.
사진 판플렛에는 나와있지도 않은 케릭터였지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케릭터였다.
측은하게 다가 오는 모습이 관객들의 박수를 유발하지 않았을까?
내게 록시같은 여자친구가 이다면 나는 아모스 같을까?
나는 아모스처럼 순수하진 않을 것 같다.
자꾸만 나를 속이는 여자에게 사랑으로만 살 순 없을것 같다.
그래서 더 측은했고, 가장 기억에 남았다.
다만, 아모스처럼 누구도 느낄수 없는 존재가 된다면 가장 슬프겠다.
외로움이란 슬픔을 이해해준 유일한 사람인 록시에게 속으면서도 계속 남고 싶은 아모스.
외로움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언젠가 아모스도 아모스의 꿈을 찾고 아모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남들이 자신의 존재를 모른다해도 자신만으로도 설 수 있게 되길.
그렇게되면 사람들이 알아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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